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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칼럼- 쓰레기 줍는 작은 봉사라도

기사입력 2008.09.0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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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세상을 기다리며...


      서해식 도민편집장

    스위스의 교육철학자 페스탈로찌가 어느날 아이들이 뛰어노는 골목길에서 뭔가를 줍고 있었다. 곁에서 유심히 본 어떤 사람이 무엇하냐고 물었다. 아이들 발을 다칠까 걱정되어 깨어진 유리병 조각을 줍고 있다고 했다.

    교육학자로 정감이 묻어낸 대목이다. 필자는 얼마전에 경기도 용인에서 종합병원 이사장으로 있는 이제남씨를 만나뵌 일이 있다. 의사가 아니면서도 의료법인을 만들어 병원 경영 책임자로 나선 것이다. 혈혈단신 상경하여 모진 고생끝에 건설업으로 병원이 으뜸이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용인서울병원을 세우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사장이지만 권위의식이 전혀없고 막역한 고향친구처럼 친밀하고 접근하기가 편하다. 병원문앞에서 오고가는 손님들에게 미소띤 얼굴로 인사하며 병원분위기를 사랑과 친절이 살아 숨쉬도록 앞장서 몸으로 실천해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콩고 람바레미 오지에서 의료봉사로 일생을 마친 슈바이처를 닮고 싶어한다.

    약6년 되었을까 금일고등학교에 모 교장선생님이 계셨다. 그분은 매일 새벽이면 고등학교앞 도로변에 나서서 쓰레기를 줍고 청소를 하며 산교육을 말없이 몸으로 실천하며 학생들에게 귀감이 된 것이다. 금일에서 재직하는 동안 한 3년 동안 계속하였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마워서 금일의 각사회 단체에서 경쟁적으로 감사패를 전달해준 모습들이 새롭다.

    필자는 학교앞에 살면서 그 교장선생님이 저의 멘토가 되었다. 그분 떠나고 나서 이어서 누군가 학교앞 쓰레기 줍는일을 해야 할 텐데 누군가 해주기를 바라기전에 내가 먼저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결심을 하고 계속해서 실천해 온지 벌써 5년이 되었다.

    금일 중학교 정문 앞에서 고등학교 앞을 거쳐 읍사무소 측면 도로까지 새벽이면 교회기도회 마치고 집게와 휴지통 들고 거리를 나선다. 가끔 가다보면 야생고양이들이 차에 치어 횡사한 사체들이 길 가운데서 발견되기도 한다. 오고간 차량들이 많지만 누구하나 치운사람이 없다.

    필자는 쓰레기봉투에 담아 수거차가 싣기좋은 장소에 갖다 놔둔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음식물 찌꺼기를 함부러 버려서 파리와 벌들이 우글거리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미화요원들의 고생을 알 것 같았다. 필자는 우글거리는 벌들에 살충제를 뿌리고 쓰레기봉투에 넣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출타하지 않으면 토요일 새벽도 마다않고 쓰레기 줍기를 해왔다. 내가 공직자였거나 타지에서 온사람 같았으면 감사패도 여러번 받았을 법하다. 조그만 봉사지만 봉사가 좋아서 한일인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마음이 기쁘다.

    금일 모초등학교에서 마을에 존경하는 사람을 찾아 작문을 지어오라고 했단다.

    마을의 어린학생눈에 새벽에 청소하는 아저씨 모습이 웬지 모르게 존경이 갔던 모양이다. 존경하는 사람 학교앞도로에서 쓰레기 줍는 아저씨라고 했다. 필자는 그말을 전해 들을때 눈물이 났다.

    대통령상보다 값진 보람있는 상을 받았다고 느꼈다. 지금은 저를 아는 초중고등학생들이 길에서 만나면 깍듯이 인사를 한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환경을 깨끗하게 하자고 하면 공손하게 받아들인다.

    청소년을 선도하는 멘토가 되려면 착한 행실을 몸으로 실천하면 된다. 유리병이 깨져 길거리에 널려 있을때 자전거 수리점도 없는 섬마을에서 바퀴라도 찔려 펑크가 나면 어쩌나 싶어 유리조각을 줍던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사랑하다보면 분명히 좋은 세상이 올 것으로 믿는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정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기전에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얼마나 신선한 명언인가 우리 모두 그렇게 실천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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