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조영춘씨 54년간 가계부 써
쌀 1되 300환→3천800원 47배, 소주 230환→3천550원 154배↑ 

 

▲ 조영춘씨

청해진신문]3남 3녀, 자녀 교육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고 싶어서 가계부를 쓰게 됐습니다.
지난 1957년부터 23일 현재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54년 동안 가계부를 쓴 80대 할아버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침계리에 사는 조영춘(83)씨는 30세부터 지난 54년 동안 매일 같이 본인의 일상과 가계 지출 현황을 세입, 세출로 구분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왔다는 것.
낮에는 고된 농사일을 하고 밤에 가계부를 기록해 온 그는 세입은 곡물과 특용작물, 가축 수입 등으로 구분하고 세출은 영농비, 가계용품비, 공납금, 차용금 등 세부적으로 나눠 적어놨다.
조씨의 가계부를 보면 생활 물가가 크게 올랐음을 실감할 수 있다.
1957년도 300환이던 쌀 1되(1.8ℓ)는 현재 3천800원으로 47배 오른 것으로 기록됐다. 또 강아지는 720환에서 3만원으로 200배, 소주 1병(1.8ℓ)은 230환에서 3천550원으로 154배 오른 것으로 적혀 있다.
조씨는 매년 2월에 1년 전체 수입을 예상하고 수입과 지출을 구분, 예산을 미리 짜고 계획에 맞게 지출해 왔다.
이는 대한민국의 농촌 가구의 서민 물가 변천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초 자료로, 개인의 기록을 넘어 향토사학적으로 가치가 살아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당시 교통비와 서민들의 물가 변동은 물론 매일 매일 발생하는 마을과 진도군의 소소한 역사, 민속놀이, 각종 증명서, 마을의 구전 설화, 농기구 제작법 등도 꼼꼼히 수집, 기록해 사료적인 가치가 큰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농사가 생업으로 생활이 넉넉하지 못했다"면서 "가계부를 작성해 보니 물가 변동이나 씀씀이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게 됐다"면서 "죽기 전까지 가계부를 작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가계부가 기록과 통계의 중요성을 후손에게 일깨워 주는 소중한 자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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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105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