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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泉칼럼] 언론은 신뢰와 권위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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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泉칼럼] 언론은 신뢰와 권위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언론은 신뢰와 권위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언론이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임으로써
                 사회 통합의 막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金  容  煥 
(법무부범죄예방위원, 전국지역신문협회 광주전남협의회 회장) 


 50대 또래 세대라면 공유하고 있을 법한 기억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논쟁을 하다가 “그거 신문에 났어” 한 마디면 그걸로 다툼의 승패가 결정지어졌다. 신문은 그만큼 절대적 신뢰와 권위를 인정받았다.


요즘도 드물게 나마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내기를 했는데 A와 B 중 어느 쪽이 맞느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있다. 기사를 확인하여 대답을 해준다. 그들이 전화를 끊고 나눌 대화 내용을 짐작해본다. 진 쪽이 점잖은 편이라면 “신문이라고 다 옳냐”라고, 입이 거친 편이라면 “아직도 신문을 믿는 놈이 있냐”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신문의 신뢰도와 권위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신문의 신뢰도와 권위의 실추는 느낌뿐 아니라 여론조사 통계로도 입증된다. 한국언론재단과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5월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문을 포함한 언론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19.5%,즉 5명 중 1명 꼴에 불과했다. 반면에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무려 32.2%,즉 3명 중 1명 꼴이나 되었다.


신문의 신뢰도와 권위가 이같이 낮아진 까닭은 무엇일까. 언론인들과 독자들의 지식 등이 평준화된 것도 그 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옛날엔 극소수 지식인들만이 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신문을 읽기만 해도 동네 유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엔 언론인이 특출한 인텔리 그룹에 속하는 것도 아니고, 따라서 그들이 만드는 신문이 더 이상 신뢰와 권위의 상징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신문의 신뢰도와 권위가 실추된 진짜 까닭은 위의 조사에 응답한 사람들이 잘 설명해준다. 위의 조사에서 언론이 공정하다고 답한 사람들은 12.0%,즉 8명 중 1명에 불과한 데 반해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들은 46.7%,즉 약 2명 중 1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전체의 약 3분의 2가 신문의 경우 정치적으로 편파적이고, 국민보다 자사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대안 없이 비판만 한다고 답했다.


우리의 신문, 우리의 언론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국민 5분의 1만이 신뢰하는 언론이 사회의 나침반이라는 그 본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언론의 위기는 언론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나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사안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과거 “신문에 났어” 하면 논쟁에 종지부가 찍히던 시절엔 사회 갈등과 국론 분열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다. 물론 독재 권력 등에 의해 통제되거나 조작된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언론이 사회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그에 입각한 여론의 조정 통합 기능을 제법 발휘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언론이 그러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많은 신문과 방송이 사회의 나침반이 되고 여론을 조정, 통합하기보다는 자의든 타의든 대립 갈등하는 세력들의 어느 한 편에 섬으로써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돼 사회 혼란을 조장하고 대립 갈등과 국론 분열을 증폭시키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야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다양한 여론은 지금 우리처럼 치유불능의 국론 분열로 이어지지 말고 끝내는 하나로 수렴돼야만 한다. 그리고 그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은 언론이 해줘야 한다.


언론이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임으로써 사회 통합의 막중한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신뢰와 권위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신문에 났어” 한 마디면 논쟁에 종지부가 찍힐 정도가 돼야만 여론의 조정 통합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신뢰와 권위 회복을 위해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의 공정성을 견지해야 한다. 현 정권은 잘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A신문 식이거나, 현 정권은 잘못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B신문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그것이 싸움은 붙이고 흥정은 말림으로써 편을 갈라 세를 결집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여론의 조정 통합 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장애가 된다.


위정자들이 신문을 무서워하지 않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 사회는 나침반을 무시한 채 하는 항해만큼이나 위험하다. 위정자들이 신문을 무서워하고, 그리하여 신문이 사회의 조정 통합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신문이 공정성 확보를 통해 신뢰와 권위를 되찾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기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수년 전 "한국언론재단에서 주최한 일간지 기자연수 시절" "언론이 기울면 사회가 기운다"라고 강의하신 교수님 말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책임을 통감한다. 

입력:0412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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