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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사람들- 울산지방검찰청 전병주 검사대검찰청 소식- function menu(fmid,fmid2){ id=eval("document.all[""+fmid+""]"); id2=eval("document.all[""+fmid2+""]"); //alert(id.style.display); id2.style.display="none"; if(id.style.display==""){ id.style.display="none"; }else{ id.style.display=""; } } function reSize() { try { var objBody = auto_iframe.document.body; var objFrame = document.all["auto_iframe"]; ifrmHeight = objBody.scrollHeight + (objBody.offsetHeight - objBody.clientHeight); objFrame.style.height = ifrmHeight; } catch(e) {} } function init_iframe() { reSize(); setTimeout('init_iframe()',1) } init_iframe(); 남편이 무서워요~ 사건과 사람들 울산지방검찰청 전병주 검사 사건을 접하며 사건을 접하며 저는 2007. 10. 3.경 야간 당직 중 매우 이례적인 사건을 접하게 되었고, 저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그것은 바로 남편의 강압과 협박에 못 이겨 성매매에 이른 사건으로서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남편이 직접 인터넷을 통하여 마치 남편의 도벽으로 인해 이혼 할 예정인 유부녀인 것처럼 행세하며 어린 딸을 시댁에 보낼 차비조차 없다며 연민을 이끌어내고 돈을 주면 성관계를 맺고 애인이 되어줄 것처럼 채팅을 하여 성매매남과 접촉하고 그 조건 등을 정하여 처로 하여금 수회에 걸쳐 그들과 성매매를 하게하고, 그 후 귀가한 처에게 성매매남과 어떤 방식으로 성행위를 하였는지, 만족하였는지 등 집요하게 설명을 구하고, 그에 따라 자신과도 똑같은 방식으로 성행위를 해줄 것을 요구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처를 성매매에 이르게 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이 곤란할 지언데 그 처에게 또 다른 굴욕감을 안기다니 이는 처에 대한 극도의 학대행위가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그렇게 모은 돈은 남편이 대부분 술과 인터넷 도박으로 탕진하였고, 돈이 떨어지면 피해자는 재차 성매매에 내쫓기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여졌다는 것입니다.저로서는 어떻게 위와 같은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반신반의하면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첫 만남피의자는 구속이후 5일만에 검찰에 송치되었고 처로 하여금 성매매에 이르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경제적 사정을 설명하면서 서로 지극히 사랑하였기에 가정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에서 합의하에 이 사건 범죄에 이르렀다고 강변하였고, 아울러 어떠한 사회적 비난도 감수하며 처와 딸을 지극히 사랑하기에 출소 후 재결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구금기간 중 처에게 계속하여 반성의 편지를 쓰겠다고 하였습니다. “가정을 유지하고 싶어서 범행에 이르렀다”는 피의자의 주장에 잠시 할 말을 잃었고 저는 곧바로 “이와 같은 행위가 서로의 신뢰를 파괴하고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아니냐?”고 반문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 피의자는 지난 날에 대한 회한에서인지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두 부부의 위기는 이미 더 이상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터이었으니 그 후회는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었습니다.최종 결정에 앞서 피의자의 처를 소환하였고, 여성쉼터 담당자와 함께 출석한 그녀는 매우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남편과의 만남 과정,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경위, 그 동안 있었던 남편의 자신과 친정식구들에 대한 학대, 그로 인한 어린 딸의 불안증세 등에 대하여 하나 하나 설명하면서 남편이 너무도 무섭고 향후 이혼할 뜻과 이혼 후 식당 종업원으로 취직하여 재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습니다. 참고로 그녀 또한 성매매 범죄의 주체이었지만 범행에 이른 경위를 참작하여 입건하지는 않았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유흥업소에서 종업원으로 만나 순간적인 열정으로 결합하였지만 아무런 경제적인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의 만남은 마땅히 기거할 집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결혼생활을 내내 힘들게 하였고, 과거 유흥업소에서의 경험은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을 높이고, 결국 그의 처의 인격이 송두리째 무시되고 말았던 것입니다.이와 같은 조사를 거쳐 피의자는 2007. 10. 19. 법원에 ‘영업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고(그 후 2008. 2. 1. 징역 1년 선고, 확정됨), 한편 그의 처의 재활을 돕기 위하여 2007. 10. 22.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체계적인 지원의뢰를 하게 되었습니다.선한 손길 저의 지원의뢰를 접한 피해자지원센터에서는 오정숙 국장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그녀와 딸을 면담하였고, 그 결과 센터측에서는 피폐된 심신을 추스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심리상담 및 경제적 원조의 필요성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하여 친정 누이, 이모와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매우 헌신적인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지금까지 실시된 조치내역을 간단히 살펴보면 정기상담 12회(특히 딸에 대하여는 미술치료전문가와 연계를 통한 치료를 병행하였음), 긴급생활지원금 1회 80만원씩 총 240만원 지원, 형사소송, 이혼소송 등에 관한 법률자문, 취업알선을 하였고, 이를 통해 그녀는 남편의 형사소송과정 중 협박편지에 대응하는 한편 남편과 이혼을 하고 아이의 양육권자로 지정되었으며 그녀와 아이는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고 비로소 남편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맺으며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군상 가운데 정말 특이한 삶의 모습을 보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조그만 관심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부부사이의 기본적인 신뢰와 상호 존중의 정신이 얼마나 의미있는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 빨리 두 모녀가 아픈 과거를 잊고 행복한 마음으로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즐겁게 살아 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며 이 글이 두 모녀에게 혹여 누가 되지 않을지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도 앞서나 양해를 구하면서 이만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새감각 바른언론-완도청해진 www.wando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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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군수와 이장의 설전강진군수와 이장의 실랑이 2개월 전에 어렵게 군수면담을 신청하였으며 가까스로 면담이 성사 지난4월 29일 오후2시 강진군청 부군수실에서는 신전면 사초리 주민대표 8명이 신전면에 들어설 골프장 유치와 관련한 대책과 사내간척지 문제점 등을 건의 하기위한 군수면담이 진행됐다. 2개월 전에 어렵게 군수면담을 신청하였으며 가까스로 면담이 성사 된 이날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노인회장. 청년회장등은 그동안 문제된 누적된 현안을 진솔하게 의논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군수. 부군수 및 수산팀장. 건설팀장. 환경팀. 투자유치팀장. 비서실과 주민대표 언론인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신전면 사내지구의 문제점을 수차례 건의하거나 의논했던 내용들을 심도 있게 논의 하던 중 군수와 마을대표 들 간에 언성이 높아가고 험한 말이 오고가는 사태가 발생 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사내지구 어민들이 그동안 문제점을 건의해왔던 일들이 관철이 되지 않았던 내용과 신전골프장 사업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군수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군수가 공식적으로 사초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지역대표들의 서운한 감정이 표출 된 것. 유모이장은 2년여 기간 동안 군수가 사초현안문제에 대한 단 한 차례도 방문 한 적이 없다는 주장과 신전골프장 유치를 사초지역과 3개 어촌계를 외면하고 공청회 한번 없이 진행하고 있는 사실과 환경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군수발언에 대한 불신을 거론 한 것이다. 황 군수는 급기야 몸이 불편함을 이유로 들어 퇴장하고 부군수의 주제로 장내를 진정시키고 토출된 문제들을 하나하나 집고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주무팀별로 현장 확인과 해결책을 강구하기로 합의 했다. 사초지구 는 강진만에 속에 있는 6개 읍면 어촌계중 가장 왕성한 어업활동과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어촌이며 젊은이들이 많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청정해역에서의 어업종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제공:사단법인 전국지역신문협회 강진군민신문 2008.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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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길을 묻다-상<단편소설> 길을 묻다 이 원 화(38, 금일출신, 소설가) ▲ 이원화 소설가 지난 2006년1월1일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길을 묻다” 당선자 이원화 씨는 전남 완도군 금일읍 출신으로 본지의 요청에 따라 신춘문예당선작 단편소설을 고향신문인 청해진신문 연재에 흔쾌히 승낙하며 당선소감을 말했다. 친구와 함께 정류장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눈 때문에 버스가 자주 오지 않아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이 50여명 쯤 되었을까. 친구에게 신문사래! 라고 말했더니, 친구가 먼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거리에서 둘이 안고 한참 소리를 지르다가 이러다 파출소에 끌려가겠다며, 웃었다. 지금 목이 잠겨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 때 지른 소리 때문인지, 감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전화를 받는 순간, 주위 분들께 고맙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기에 고마운 분들의 이름을 다 적기엔, 원고지 네 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 동안 지켜봐 주시고, 격려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늘 내 인생의 가장 큰 보너스라고 생각하는 아들 최유민이와 딸 최선다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소설 쓴다는 핑계로 아이들이 가장 큰 짐을 나누어진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이 있게 한 남편 앞에서 이젠 울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남편과 함께 한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날들이었다고, 사랑한다고, 가만히 남편의 이름을 불러본다. 길을 열어주신 윤대녕 선생님, 공지영 선생님, 이만큼 키워주신 채희윤 선생님, 용매 언니를 비롯한 아름다운 도반(친구), 언니들께 깊이깊이 감사드린다. 푸른 파도 일렁이는 고향 바다가 보고 싶다. <2005,12,30.> ---------------------------------------------------- [단편소설] 길을 묻다(상) -이원화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소리친다. 뭔가 써야 한다고, 쓰지 않으면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다고. 아니다. 쓰는 걸 놓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왼손의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전기가 흐르는 듯 저리면서 먹먹하다. 오른손으로 왼손을 맞잡고 주물러 보다가 손바닥을 펴고 찬찬히 들여다본다. 감각이 이상한 손가락이나 그렇지 않은 손가락이나 겉모양엔 차이가 없다.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의 풍경이 무성영화를 보는 듯하다. 공원 광장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양쪽으로 벌린 팔이 마치 새가 날 듯 자유롭다. 아마 데이트 중인 모양이다. 서로 손을 잡은 남자와 여자가 엉거주춤 허리를 구부린 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자꾸만 미끄러지려는 여자를 안아 세우며 남자는 다리에 힘을 주겠지. 여자는 넘어지면서도 웃음을 날릴 것이다. 웃음이 꽃잎처럼 바람에 날리는 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속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보이는 날, 나는 컴퓨터 앞에 멍하니 앉아 뻐꾸기 울음소리를 듣고 있다. 컴퓨터의 본체에서 나는 윙윙거리는 소리와 수족관에서 들리는 도랑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나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뻐꾸기는 문을 닫고 들어갔고, 잣열매 모양의 시계추는 한없이 흔들거리며 시간이 흐르고 있다. 컴퓨터 앞에 마냥 앉아있는 사이 공원 주차장엔 차가 한 대 두 대 늘어나더니 금세 넓은 주차장이 가득 찼다. 주차요원의 호루라기 소리가 이명처럼 들린다. 아마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차들이 한 대 두 대 빠져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연휴까지 끼어있는 이번 주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도착한 여행지에 하루치의 짐을 풀고 몸도 마음도 쉬고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자동차의 창문을 열면 바삭바삭 마른 흙이 곧 눈으로 들어올 것 같았다. 시끄럽게 울리는 핸드폰의 발신 번호를 확인 한 김 기자가 핸드폰을 그냥 내려놨다. “그냥 받아요. 저는, 상관없잖아요.” 서너 달 전 부서의 소속이 바뀌면서 담당 출입처가 바뀌어 알게 된 입사 십년 차의 기자였다. 시끄러운 벨소리 때문에라도 그가 전화를 받았으면 싶었다. 그에게선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동행의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출장길에 동승하게 된 업무상의 관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관계. 마른 흙처럼 서걱거리다가 일이 끝나고 나면 산뜻하게 각 자의 영역으로 돌아가는 관계. 내가 일하는, 민간단체의 출입 기자와 ‘백제문화체험’ 현장에 가고 있다. 민트향이 느껴지는 가벼운 캐주얼 차림인 그에게서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창밖은 가을인데, 그에게선 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무슨 일이든 다시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곳곳의 카메라를 의식했다. 속도위반 단속 카메라에 나란히 얼굴이 찍혀 나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란히 앉아 사진에 찍히는 순간 조수석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는 사회적 방식에서 느껴지는, 투명함이 아닌 불신의 느낌. 그 느낌이 싫었다. 속도위반 단속 카메라의 센서의 반짝임이 아닌 생의 순간순간들을 반짝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매월 제 날짜에 정확하게 지급되는 급여일까. 밀린 급여가 언제 나오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삶이 좀 더 명확하고 명쾌해질까. 선명한 빛깔의 은행잎과 단풍잎 가득한 고속도로 변 풍경들이 새로웠다. 풍경 속에서 나무들은 계절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니다. 풍경을 이루는 나무들은 제 각각 물관의 피돌기 속도를 조절하며 스스로 잎을 떨구어 내어 정리가 아닌 새로운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년 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오르내렸던 길인데도, 머릿속에 풍경의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길이었다. 내 마음에 버석거림으로 남은 길. 이 길이 끝나고 나면 길의 위치가 분명해질까. 길이었다고, 막다른 길이 아닌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고 이름 지어질 수 있을까. 역사에 묻혀 버린 백제를 찾아가는 길. 죽은 자들을 땅 속에 꼭꼭 묻는 순간 기억도 그렇게 묻어버릴 수 있다면, 산 자들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땅 속에 그들을 꼭꼭 묻는 순간 남은 자들의 삶도 함께 묻혀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인용 병실의 왼쪽 침대에 남편의 자리를 만들었다. 끊임없이 고통을 호소하는 남편의 손을 붙잡고, 점점 흐려가는 남편의 눈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해 줄까?” “추워.” 남편은 끝없이 추위를 호소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 여름인데, 남편은 혈액의 수치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추위에 더욱 고통스러워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한꺼번에 서너 팩의 수혈을 받아야 했다. “저거 폭탄, 폭탄이 곧 터질 것 같아. 저거 좀 어떻게 해 줘.” 링거 거치대에 매달린, 혈압기의 원리로 압력을 가해 공기를 넣어 혈액팩을 누르는 둥그런 모양의 고무로 된 기구로, 혈액팩에서 혈액이 잘 흘러나오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보조 기구를 남편은 폭탄이라며 불안해했다. 폭탄. 허공에 매달린 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안전핀 뽑힌 폭탄. 남편 자신에 대한 위치설명은 아니었을까? 하루하루 입원 날짜는 늘어가는데, 자신의 몸에선 자꾸만 힘이 빠져나가는 이상한 날들. 오늘밤이 지나면 힘이 좀 나겠지. 내일은 좋아지겠지. 그렇게 스스로 자위하며 보낸 시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저 딸아이를 두고……. 좋아지겠지. 의지만 있다면 살아야 해. 그렇게 남편은 힘을 얻으려 애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다시 수혈을 하자는 의사에게 물었다. “혹시 내 욕심 때문에 그를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닌가요? 수혈로 오히려 생명을 연장해서 그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거라면 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습니다. 치료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몸 상태를 좀 더 좋게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럼 기다려야하는 건가요? 무작정……. 뭘 기다리죠?” 남편은 활짝 피었다가 스러져가는 한 송이 꽃이었다. 꽃이 아름다건 꽃이 필 수 있는 희망이 있었고, 스스로의 힘으로 꽃을 피워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그 꽃에 생명이 있는 때문일 것이다. 남편은 사랑이라는 마술에 최면이 걸려 자신의 온 힘을 다해 꽃을 피워 내고, 그 정점에서 스러져가는 자신을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지난 결혼 생활동안 내가 남편의 진기를 다 뽑아내 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생명은 있으나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자신의 의지로는 몸을 돌려 누울 수도 없는 상태의 남편이었다. 스스로는 한 걸음도 뗄 수 없는 남편을 휠체어에 태우고 병실을 나섰다. 따스한 햇볕이라도 쪼이고 나면 곧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모자를 씌우고, 담요를 덮어 발아래 햇볕이 따스한 곳에 휠체어를 세웠다.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남편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통통해서 손으로 만지면 매끈한 느낌이 너무 좋던 볼은 움푹 패었고, 반짝반짝 윤이 나던 얼굴은 푸르스름하게 변해있었다. 저 얼굴이, 불과 몇 달 전까지도 울퉁불퉁하던 어깨근육이 뼈만 앙상하게 남아 추위와 아픔을 호소하는 저 사람이 남편이 맞을까. 이해할 수 없었다. 집결지에서 아는 사람이라곤 동행한 김 기자 뿐, 대다수가 칠팔십 세가 넘은 할아버지들이었다. 할아버지들을 보면서 남편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겨우 절반 살고 가다니……. 남편은 뭔가. 남편은 잘 있을 거라고, 애써 나 자신을 다독였다. 백제 시대의 벽화를 볼 수 있는 능산리 고분군에 들렀다. 울타리처럼 둘러쳐진 금은화로도 불리는 인동초 덩굴을 보았다. 백제 지역에서 출토 또는 발견되는 유물들에서 보여주는 왕과 왕비, 6품 이상의 벼슬아치가 머리에 쓰는 관에 꽂았다는 인동꽃 무늬의 장식품들이 가을 햇살 아래 피어난 인동꽃과 잘 비교되었다. 왕은 금색의 꽂이를 머리 양쪽 귀 위에 꽂았는지, 앞뒤로 꽂았는지 아니면 앞면에 사선으로 꽂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없으나 금도금인 것만은 분명하고, 벼슬아치들은 하나의 은꽂이를 이마 정 중앙에 꽂았다. 왕과 왕비가 금도금 꽂이를, 6품 이상 벼슬아치 부부들은 은꽂이를 꽂은 모습은 먼 옛날 백제에서도 아내는 남편의 출세여부에 따라 그 신분이 구분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 카드, 정지됐는데요.” 어느 날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신용카드를 내밀었을 때, 카드체크기에서 확인을 한 종업원이 말했다. 아뇨. 그럴 리가, 연체된 것도 없는데……. 카드사에 확인 전화를 했을 때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상담원의 기계적인 답변에 또다시 절망했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남편의 사망사실이 카드사에 통보되었고 카드가 정지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번쯤 카드 명의자에게 통보는 해 줘야하지 않았을까. 바다 속 물고기의 알까지도 모조리 건져 올릴 수 있는 저인망 그물처럼 빈틈없이 연결된 전산망에 의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카드가 정지되고, 미망인이라는 꼬리표를 다시 확인했다. 흐르는 시간을 이기지 못해 삭아 없어지고 약탈당하고 도굴당하고……. 그 희소성 때문에 더욱 가치를 지니는 물건들. 어느 한 때 후원을 거니는 왕과 왕비의 권위를 더욱 높여줬을 여러 장식품들. 마흔네 명의 자식을 거느린 의자왕은 당나라로 끌려가 소정방에게 치욕적 수모를 당했다고 하니, 영욕의 세월 뒤의 무상함은 또 뭔가. 끌려간 뒤 달포 만에 그 숨을 놓은 의자왕이 묻혀 있다는 북망산. 지금 남편은 어디쯤 있을까. 남편은 편안할까. 숨을 놓은 그 순간 남편의 고통은 사라졌을까. 더 이상 뼈마디를 만져주지 않아도, 마약성 진통제가 없어도 괜찮을까. 문 밖이 죽음이라고? 아니다. 삶과 죽음은 늘 한자리에 있다. 서 있는 그 자리에 삶도 죽음도 함께 있다. 벽과 천장 등 삼면에 사신도와 연화당초문양 등 채색벽화를 재현 해 둔 모형 전시관에서 한 뼘 정도의 크기로 늘어선 정사각형 화강암 관 받침대를 보았다. 산 자들의 기준에 맞춘 죽은 자들의 집에 들어가 벽화를 구경하고, 구석진 천장을 차지하고 거꾸로 매달린 귀뚜라미들을 보았다. 무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이었다. 남의 집에 들어와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차지한 귀뚜라미들. 누가 진짜 주인일까. 죽었으므로 무덤의 주인이 되었을 테지만, 죽었으므로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면 그 자연의 진짜 주인은 생명을 지닌 귀뚜라미들이다. 광물질로 채색한 벽화의 아름다운 문양과 그 색에 감탄하면서 산 자와 죽은 자가 구별되지 않은 느낌 때문에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졌다. 초대받지 않은 남의 집을 훔쳐보는 느낌이었다. 산 자들이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 무덤이라면 죽음이 구경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먼저 집에 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나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왔다. 남편을 뒤로하고 장농문을 열며 기억을 헤집었다. 무슨 일이지? 자켓을 벗어 옷걸이에 걸고 스커트 후크를 열고,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는 나를 향해,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편으론 떨리는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일 병원에 좀 가봐야 할까봐.” 순간 오 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한 달이 넘도록 자리에 누워 물 한 모금 삼키지 못하면서도 쉬지 않고 검은 물을 토해내던 시어머니. 단추를 풀던 손가락을 멈췄다. 단추를 풀어내던 손가락을 멈추고 짧게 뒤돌아보았을 때, 남편은 한 쪽 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이내 고개를 돌리고 심상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 어린아이가 엄마의 허락을 기다리듯, 소풍을 가려는데 엄마가 따라오는지 아닌지 확인하듯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모른 척 아무것도 못 본 척 단추를 풀던 내 가슴속에서 뭔가 쿵, 하고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그 동안 건강검진을 받아보자고 늘 말해도 안 듣더니……. 덜덜 떨리는 손가락의 떨림을 애써 감춘 채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더운물에서 찬물로, 찬물에서 더운물로를 여러 번 반복하도록 서 있었다. 그렇게 서 있는 동안 새벽안개처럼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늘 다니던 길인데도 한치 앞도 알 수 없도록 짙은 안개. 한 발만 내딛으면 낭떠러지일 것 같은 안개 속에서 손을 내저어 흐릿한 거울을 닦아냈다. 더운 물줄기에서 피어난 안개로 거울은 이내 부옇게 흐려져 실루엣을 지워버렸다.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에 몸을 내맡긴 채 마치 할 일이 그 뿐인 양 서 있었다. 오래도록 샤워를 하고 나면 머릿속까지 맑아져 병원에 가는 일 따윈 까맣게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가 맞부딪치며 몸이 떨려올 때쯤 타월을 두르고 나와 남편 곁에 누웠다. 남편의 얼굴이 창문에 든 달빛에 젖어 흐릿하게 보였다. 남편의 고개를 들어 팔에 올리고 꼭 안았다가 내려놓은 뒤 천천히 남편의 몸을 더듬었다. 아침에 면도를 한 까실까실한 수염이 자라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안고 긴 입맞춤을 했다. 이두박근 삼두박근하며 만지고 장난치던, 운동으로 잘 다져진 근육질의 어깨를 안고 깊숙이 남편을 받아들였다. “내가 당신 사랑하는 거 알지? 오래오래 곁에 있을 꺼지? 난 당신 없으면 못 사는 거 알지?” 남편을 안으며 마치 다짐을 받듯 물었다. 남편을 향한 그 물음들이 나 자신을 향한 물음들이기도 했다. 지난 결혼 생활동안 내내 한 순간도 잊지 않고 남편을 사랑했는가? 지금까지 남편의 그늘 속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살아오지 않았는가. 그저 부부라는 이름으로 의무처럼, 당연한 것처럼 살아오지 않았나,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 간단한 몇 개의 검사를 마치고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좋은 결과에 만족한다는 듯 반말투로 의사가 말했다. “무지하게 건강하구만. 위내시경 검사나 한 번 해봅시다.” 성실납세 대통령 표창장과 온갖 골프시합 수상 컵으로 진료실 전부를 장식 해 놓은 의사를 의사로 보이게 한 것은 벽면에 걸린 사진이 붙은 의사면허증이 전부였다. 수면 내시경 검사로 남편은 잠시 잠이 들었다. 개인 병원인 때문인지 검사실에서 남편의 위상태를 직접 볼 수 있었다. 긴 검사용 내선이 식도를 지나 위에 도착했을 때 나는 보았다. 선홍색이어야 할 남편의 위는 마치 개펄 같았다. 육지에서 밀려온 개흙에 덮여 썩어가는 개펄. 바지락도 게도 지렁이도 아무 것도 살 수 없는 개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썩은 냄새가 날 것 같은 개펄. “그 동안 건강 진단 받지 않으셨나요? 위암입니다. 지금 당장 수술은 어렵군요. 경과를 지켜본 다음에 수술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죠.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내시경 검사 전 반은 농담처럼 건강을 장담하던 의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을 하고 말했다. 조직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확연하게 알 수 있을 만큼 남편의 병은 깊게 진행되어 있었다. 어떻게, 얼마만큼 나쁘다는 설명도 없이 의사는 수술도 안된다고 했다. 오히려 지금 개복을 하는 경우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수술 중 사망으로 다시 깨어날 수 없다고도 했다. 나는 절망했다. 의사의 설명 때문이 아니라, 내 눈으로 직접 본 남편의 개펄 같은 위 상태 때문에, 나는 절망했다. “어떻던가?” 위내시경 검사의 상태를 묻는 남편에게 고개를 돌린 채 아무렇지도 않는 듯 말했다. “위에 문제가 좀 있나봐. 지금 수술하는 것보다 좀 더 지켜보자네.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데.” 나는 수술도 할 수 없을 만큼 나쁘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수술보다 약물치료 효과가 더 빠르다는 쪽으로 남편에게 전했다. 한껏 밝은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고, 화장실에 가 펑펑 울었다. “우리 이쁜이를 위해서라도 살아야지.” 남편은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었을까? 병원 문을 나서며 중얼거린 남편의 첫마디였다. 서른 넘어 결혼해서 얻은 아들과 딸. 이름 대신 늘 이쁜이로 부르는 딸. 세상에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을 예쁜 딸.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어쩌면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밑에서 자란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딸아이 때문에라도 살아야한다고 말하는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으면 언제까지라도 내 곁에 남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계속> 입력 071030-1105 새감각 바른 언론-완도청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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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여민주주의와 주민자치의 위기2007년을 보내며.... 세계적으로 정당정치는 쇠퇴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당들은 갈수록 보수화, 관료화 되어가고 있다. 그런 구태한 정치구조로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다. 특히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으며, 그것은 기존의 정당정치와 정치구조에 대한 환멸이기도 하다. 소규모 농촌지역은 인구 1만명에 1명의 군의원으로 정 수 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가칭 완도군의회의 경우 57,169명의 인구대비 6명의 군의원이 정 수 가 된다는 설이다. 지난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 선관위 발표를 보면 인구 57,169명의 완도군은 46,449명의 유권자중에 30,496명이 투표하여 1위에 통합신당 정동영후보가 24,615표(81.7%) 2위에 한라당 이명박후보가 2,132표(7.1%) 3위에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1,171표(3.9%)를 획득했다. 전국의 득표현황은 한나라당 이명박후보가 11,492,389표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주민들의 정치성향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민심이다. 이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받쳐줄 새로운 정치제도와 구조가 필요하다. 각종 주민참여조례,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참여예산제 등등은 기존의 대의정치에 대한 직접민주주의적인 요구이다. 그런데, 풀뿌리까지 전면적인 정당정치를 강요하는 것은 국회로부터 멀어지는 지방권력이 두려운 것이다. 또한 선거패배를 두려워하는 기존 정당들의 치졸한 나눠먹기식 야합에 불과하다. 정치는 상상력이다. 그 상상력을 제한하고 주민참여를 봉쇄하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초록정치연대는 주민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규정하는 지방선거제도를, 그것도 밀실야합으로 팽개칠 순 없다며 책임지지 않으려면 공천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반수 가까운 국민이 지지정당이 없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오히려 정당에 묶여있는 의회구조(광역이든 국회든)를 줄이는 게 합리적인 정치개혁일 것이다. 정당은 패거리를 관리하는 관념적 선긋기일 뿐 어떠한 차별적인 지역정책과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정당의 책임은 선거 때 공천을 관리하는 것과 전국적인 바람몰이로 정당후보를 당선시키는 게 전부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에서 정당이 갖는 책임정치의 현주소이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성숙하고 민주적인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행정과 의회 감시를 실시하고 투명하고 올바른 지역발전을 위해 주민소환을 비롯한 주민자치실현에 앞장설 것을 천명하고 나섰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야기한 완도군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상을 밝히고 그에 따른 군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대다수 주민들의 의견이다. 새감각 바른언론 완도청해진 071225-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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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FTA는 이념의 문제 아닌 먹고사는 문제”노 대통령 “FTA는 이념의 문제 아닌 먹고사는 문제” 한미FTA 타결에 즈음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노무현 대통령은 2일 “FTA는 정치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며 “먹고사는 문제다. 민족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9시 50분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즈음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협상 과정에서 정부는 찬반 양쪽 의견을 협상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찬반이 뜨거웠기에 협상의 결과가 더 좋아졌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 뿐이 아니라, 반대하신 분들의 주장이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그리고 전략적으로 그렇게 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그 분들께 이제부터는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앞으로도 치열한 반대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저는 반대하는 분들에게 요청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토론에 임해 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근거도 없는 사실, 논리도 없는 주장이 너무 많았다. 국민들에게 너무 많은 혼란을 주었다. 앞으로는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FTA 협상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처럼 문제가 있는 것인지 국회에서 전문가들의 책임 있는 논의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기를 제안한다”며 “정부도 국회에 나가 소상히 설명드리고 토론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큰 장사꾼의 안목으로 FTA 협상에 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타결된 한미 FTA의 추진과정에 대해 “그동안 정부는 오로지 경제적 실익을 중심에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며 “협상의 내용뿐만 아니라 절차에 있어서도 당당한 자세를 가지고, 협상에 있어서 지켜야 할 원칙을 지켜냈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작은 장사꾼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미래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의 변화까지 내다보는 큰 장사꾼의 안목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협상의 결과로서, 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섬유, 전자 등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은 물론, 신발, 고무, 가죽과 같은 중소기업 제품들도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우위를 확보하게 되었다”며 “100조원이 넘는 미국 조달시장의 문턱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이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강화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했다. 이점에 관해 우리의 요구를 다 관철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진일보한 것”이라며 “활용만 잘하면 우리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제품도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 설립에 합의하여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두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FTA 타결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국내 산업분야에 대한 구제방안과 대책도 소개했다. “정부가 FTA 피해분야 대책마련하고 경쟁력 높일 것” 노 대통령은 “대표적인 분야가 농업”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협상에서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노력했고, 대부분 협상결과에 반영되었다. 돼지고기는 최장 10년, 닭고기는 10년 이상, 쇠고기는 15년, 사과와 배는 20년, 오렌지는 7년에 걸쳐서 관세를 철폐 또는 인하하기로 함으로써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수입물량이 늘어 소득이 줄어들면, 국가가 소득을 보전해 주고, 부득이 폐업을 해야 할 경우에는 폐업보상을 할 것”이라며 “국가가 지원하여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품목은 그렇게 해서,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는 전업농을 육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제약 산업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야를 달리해 보면 우리 제약업도 언제까지 복제약품에만 의존하는 중소업체로 남아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우리 제약업계도 새로운 환경을 기회로 삼아 연구개발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 밖에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분야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미처 예측하지 못한 분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을 보완해야 할 곳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실업이 생길 경우 일반적인 실업과는 별도로, 실업급여, 전업교육, 고용지원 등에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FTA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이 불안해지는 일은 없도록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FTA로 인해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농업과 제약 분야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일이고, 이미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으므로 별도로 얘기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농업과 제약 분야 이외에 어느 분야가 더 어려워지고 실업자가 나온다는 것인지 물어 보았으나 아무도 분명한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며 “그러나 어떻든 이 문제는 앞으로 예상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대비가 가능하도록 만반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뼈있는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쇠고기에 대한 관세 문제는 FTA의 협상 대상이지만, 위생 검역의 조건은 FTA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따라서 이 문제는 원칙대로 FTA 협상과 분리하여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저는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를 통해, 한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점, 협상에 있어서 국제수역사무국의 권고를 존중하여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하겠다는 의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합의에 따르는 절차를 합리적인 기간 안에 마무리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으로 확인해주었다”고 통화내용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한 것은, 지난날 뼈 조각 검사에서 한국 정부의 전량 검사와 전량 반송으로 인해 미국이 앞으로의 쇠고기 협상과 절차이행에 관하여 한국정부가 성실하게 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을 가지고, 뼈를 포함한 쇠고기의 수입과 절차의 이행에 관해 기한을 정한 약속을 문서로 해줄 것을 요구한 데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쌍방의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적절한 타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이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하면, 쇠고기의 수입이 가능한 시기를 추정할 수는 있을 것이나, 그것을 기한을 정한 무조건적인 수입의 약속이라고 하거나 이면계약이라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데 선진국은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도전해야 한다. 도전하지 않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전하지 않으면 선진국 될 수 없다” 이어 “앞질러 가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며 “FTA는 바로 그 도전이다. 그동안 우리는 열심히 도전해왔고, 그리고 성공했다. 앞으로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 대통령은 “FTA는 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반드시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 각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우리 정부가 무엇이 이익인지 손해인지조차 따질 역량도 없고, 줏대도 없고 애국심도 자존심도 없는 그런 정부는 아니다. 저는 이번 협상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 공무원들의 자세와 역량에 관해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는 어떤 개방도 충분히 이겨낼 만한 국민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 과거 개방 때마다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었지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모두 승리했다”며 “아무리 FTA를 유리하게 체결해도 노력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앞서갈 수 없고, 욕심에 좀 모자라더라도 우리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 한미 FTA 협상 타결에 즈음하여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한·미 FTA 협상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작년 2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14개월만이고, 정부 차원에서 준비한 지 4년만의 일입니다. 참으로 길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정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협상단 여러분도 고생 많았습니다. 참으로 침착하고 끈기 있게 잘 해주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정부는 오로지 경제적 실익을 중심에 놓고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미국의 압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의 요구는 만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 의회의 압력도 거셌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결코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손익 계산을 따져서 우리의 이익을 관철했습니다. 당당한 자세로 지켜야 할 원칙 지켜내 그리고 협상의 내용뿐만 아니라 절차에 있어서도 당당한 자세를 가지고, 협상에 있어서 지켜야 할 원칙을 지켜냈습니다. 이미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규범과 선례를 존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작은 장사꾼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미래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의 변화까지 내다보는 큰 장사꾼의 안목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습니다. 협상의 결과로서, 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섬유, 전자 등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은 물론, 신발, 고무, 가죽과 같은 중소기업 제품들도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우위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100조원이 넘는 미국 조달시장의 문턱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이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큰 도움 될 것 미국의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강화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했습니다. 이점에 관해 우리의 요구를 다 관철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진일보한 것입니다. 활용만 잘하면 우리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 제품도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 설립에 합의하여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농업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간 확보 물론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농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협상에서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노력했고, 대부분 협상결과에 반영되었습니다. 돼지고기는 최장 10년, 닭고기는 10년 이상, 쇠고기는 15년, 사과와 배는 20년, 오렌지는 7년에 걸쳐서 관세를 철폐 또는 인하하기로 함으로써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만약 수입물량이 늘어 소득이 줄어들면, 국가가 소득을 보전해 주고, 부득이 폐업을 해야 할 경우에는 폐업보상을 할 것입니다. 국가가 지원하여 기술을 개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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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 실시설계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 실시설계 전남도, 턴키방식으로 4개 공구 기본설계 적격 심사 평가 완료 GS건설 컨소시엄(1공구), 금호산업 컨소시엄(2공구), 대림산업(3공구) 컨소시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4공구) 각각 1순위 업체로 결정돼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설계.시공일괄 입찰(턴키방식)의 기본설계 적격심의 및 설계평가를 마친 결과, 제1공구는 GS건설 컨소시엄, 제2공구는 금호산업 컨소시엄, 제3공구는 대림산업 컨소시엄, 제4공구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1순위 업체로 결정됐다. 전남도는 지난 4월 조달청의 입찰공고이후 6개월간 기본설계기간을 거쳐 지난 6일과 8일에 각각 설계적격 심의 및 평가한 결과, 이 같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수.광양 국가산단의 물류비 절감과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대비 등 광양만권 광역교통망의 큰 축이 될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의 실시설계가 본격 추진된다. 특히, 올해 전국 최대의 공사비 규모로 국제입찰로 진행됐고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업체와 도내 19개 건설사가 공구별로 공동 참여하게 됨으로써 기술력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는 이번 입찰에서 턴키공사 때마다 불거지는 갖가지 의혹과 불신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평가위원 선정과 평가진행 등 전 과정을 경찰관 입회아래 입찰참여업체가 직접 참여토록 함으로써 설계 평가의 공정성을 기했다. 또, 도청이나 감청 방지를 위해서도 첨단 검색장비를 동원해 평가위원 선정에 참여하는 업체관계자는 물론 담당공무원까지도 철저한 검색을 실시하는 등 보안유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도는 앞으로 설계적격 심의 및 설계평가 결과를 조달청에 통보해 올해 말 공구별 실시설계 적격업체가 선정되면 내년 12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공사에 본격 착공해 오는 2012년 여수해양엑스포 유치를 위한 차원에서 그 이전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으로 총 사업비 8800여억원이 투입되는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는 총연장 8.55km를 4개 공구로 나눠 추진된다. 이에 따라, 제1공구는 여수 사장교구간(1945m, 1776억원), 제2공구 묘도 육지부구간(3272m, 671억원), 제3공구 광양항로 현수교구간 (2260m, 4592억원), 제4공구 광양 육지부구간 (1175m, 1115억원)으로 기본계획이 수립돼 있다. 특히, 현수교구간인 3공구(대림산업 컨소시엄)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광양항 입.출항 선박의 통행시설 한계를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주경간장 1100m보다 훨씬 넓은 1400m이상으로 설계해 공사가 추진될 계획이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일본의 아카시대교, 덴마크의 그레이트벨트이스트교에 이어 세계 3위이자 국내 최장 규모의 현수교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주탑의 높이만도 260m이상으로 아파트 100층이 넘는 규모로 광양만권의 랜드마크는 물론 국내 새로운 명소로 그 위용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설계시공일괄 입찰(턴키방식)제도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공사로 국제입찰로 실시되기 때문에,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시공회사와 설계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을 하게 된다. 특히, 설계시공일괄 입찰방식에 의해 공사업체가 선정되면 일체의 설계변경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책임시공을 하게 되고 기술력 향상과 공사비 절감면에서도 크게 유리하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전남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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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검찰을 이렇게 바꾸었습니다[기획연재_희망을 여는 약속] 국민이 검찰을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송짱’, ‘한국판 마니폴리테(깨끗한 손)’등으로 불렸던 인기인이 있다. 인터넷 팬 카페까지 거느린 그의 직업은 놀랍게도 검찰총장이었다. 검찰의 수장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시대가 왔으니 세월이 참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검찰’ 하면 국민들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람들로만 느끼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어쩌면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온 검사나 검찰에게는 통탄할 일이겠지만 검찰조직에 뼈아픈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검찰이 스스로에게 칼(?)을 빼 들었다. 지난 2월 법무부에서 발표한 법무부 변화전략계획 ‘희망을 여는 약속’에서 검찰은 ‘인권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 정의롭게 그리고 투명하게... * 구속영장 청구기준 수립시행 * 양형 기준제 도입 * 과학수사 역량 배양 * 고소사건 처리 등 분쟁해결 절차 개선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구속영장 청구 기준’이 마련된다면 사법처리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기준을 마련하고 공소유지 활동을 대폭 강화해 죄값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인권과 정의가 조화를 이루는 형사사법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양형 기준제 도입’은 형사재판에서 판사들의 재량에 맡겨왔던 형량을 법으로 그 기준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고무줄 재판’ '이현령비현령' '전관예우'라는 부끄러운 말과 함께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있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형 기준제 도입’은 국민적인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공평한 사건 처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밖에도 과학수사 역량을 배양함으로써 사건 처리에 있어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며, 법적 분쟁을 줄이고, 고소 사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법률에 관한 상식과 기본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검찰의 변화전략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사형제에 대한 논의와 수형자에게 선거권을 주는 내용의 인권강화부분이다. ◇ 인권존중 그 따스함으로... * 사형제 공론화 * 수형자에 대한 선거권 부여 * 1 재판부 1 공판검사제 시행 * 인신 구속제도 개선 사형제 폐지 불가 방침을 바꿔 유지 또는 폐지를 전제로 하지 않은 원점 재검토를 천명한 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거두는 일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사형제 폐지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또한 사형제를 폐지했다 부활시킨 선진국의 사례 분석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결수에게 참정권을 부여한다는 것 또한 인권강화의 한 방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복역중인 기결수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자들은 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시민단체나 일부 학자들은 범죄유형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수형자에 대해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법무부는 미국 캐나다 등 수형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의 실태를 조사한 후 과실범 등 일부 수형자에 한해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연구키로 했다. 법무부는 또 자격 상실 및 정지를 형벌의 종류에서 삭제하고 개별특별법에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방안도 강구키로 하는 등 수형자의 인권보호 강화 방안을 집중 검토해 도입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검찰은 공안자문회, 항고심사회, 검찰시민옴부즈만제, 시민검찰모니터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참여를 유도한다는 변화 전략을 세웠다. 또한 사건 관계인 통지서비스를 강화하고 과거사 정리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벌해야 하는, 그러나 죄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검찰, 정의와 인권 사이에서 고뇌하고 고민하는 이 시대의 검찰은 누구보다도 힘든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때론 억울하게 욕을 먹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검찰은 공익의 대표이며,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탄생된 기관임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런 검찰이 시대적 요청에 의해 변화의 용트림을 시작했다. 검찰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권 검찰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검찰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글|법무부 홍보관리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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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무연수원에 한 수 배우러 왔습니다[기획연재_희망을 여는 약속] 법무연수원 지난 7월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의 프랑스인 거주빌라에서 쌍둥이 유아가 냉동고에서 발견되는 엽기적인 사건은 우리나라의 수사수준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국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냉동고에서 발견된 아이들이 집주인인 프랑스인 쿠르조씨 부부의 아이들이며, 그 범인은 바로 쿠르조씨 아내임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로 떠난 쿠르조씨 부부는 자신들이 무죄라고 주장했고 프랑스 경찰당국도 한국의 발표에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사건발생 3개월여 만에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을 무시했다 프랑스 경찰과 언론, 사법부가 모두 이런 태도를 가졌다. 우리는 왜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을까?“라며 오만했던 프랑스 당국을 비판했다. 이러한 성과를 얻기까지 물론 경찰의 수사가 빛났지만 그 이면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사건을 지휘하며 프랑스 당국과 긴밀한 사법공조를 이뤄낸 검찰과 법무부가 있었다. 검찰과 법무부는 프랑스와 외교마찰을 피해 사법공조를 착착 진행했다. 프랑스 사법당국이 아이들의 부모가 쿠르조씨 부부라는 우리 수사결과가 나오자 이를 믿지 못하는 듯 영아의 DNA 샘플을 직접 요구하고 나서자, 검찰은 프랑스의 사법공조 요청이 올 것을 진작부터 예상하고 수사와 별도로 모든 자료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덕분에 프랑스의 공조요청과 거의 동시에 자료를 보낼 수 있었다. 검찰과 법무부는 영아의 DNA 샘플을 직접 요구한 프랑스 법무부에게 "한국이 보낸 질의서와 출석요구서 등에 반드시 회신한다" 내용의 조건을 담은 확약서까지 받아낸 것도 주효했다.우리 수사능력을 과소평가하는 듯 했던 프랑스를 상대로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 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사건의 사법공조에도 긍정적인 선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프랑스가 큰 코 다친 것과 달리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의 법과 수사기법의 우수성을 인정을 하고 있다. 아시아권은 물론 러시아까지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한류열풍’은 단순한 인기 차원을 넘어서 우리나라 인기 문화 수출상품이 되고 있다. 법무부를 비롯해 법률 회사들까지 나서고 있는 이런 법률 수출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체재 전환국에까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법률문화 수출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혁신추진 기획단을 발족시킨 법무부 법무연수원은 지난해 5월 ‘과테말라 범죄방지 및 형사사법 국제연수과정’을 개최했다. 이미 지난 97년부터 개발도상국과 체제전환국 법률인 수백명을 대상으로 법률연수를 실시한 법무연수원은 명실상부한 한국법률문화 수출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법무연수원에서는 카자흐스탄 법무부 간부를 초청해 법령정비에 관한 국제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은 이른바 법률문화 교류를 통해 우리의 우수한 법률 문화를 국제사회에 전파하고 향후 해당국들의 법령정비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할 수 있다. 주목해야할 것은 이런 ‘사법제도의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노력을 법무부는 물론 일반 법률회사에서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P사는 지난해 베트남의 ‘IT법’ 컨설팅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베트남의 新 IT법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등 기존 베트남 법 10여개를 통합한 것으로 베트남 정부는 올해부터 이 법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법부법인 S사도 무역, 해운 교통 관련 법률을 들고 중국, 그리스 터키 등에 진출했다. 이렇게 법무무와 로펌회사들이 우리 법을 외국으로 수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선 외화 획득과 함께 해당국들에게 한국에 대한 친근감과 친숙함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은 우리 기업이 해당국가에 진출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법을 토대로 법정비가 이루어진 해당국에서 사업을 할 경우 한국기업들이 생소한 법률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법무연수원에서는 지난 97년부터 최근까지 아시아, 증남미, 아프리카 등 55개국 288명의 법률 관계자들을 법무연수원으로 초청하여 제 10회 범죄방지 및 형사사법 국제연수과정을 개최했다. 이 행사의 목적은 우리의 사법제도와 범죄방지 및 범죄수사 기법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여 줌으로써 범죄의 국제화에 대한 세계적, 지역적 공동방안 수립 등 국제협력 강화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다. 법무연수원에서는 매년 3차례씩 외국의 법조인 초청 연수를 실시하면서 우리의 우수한 법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이 행사에는 각국의 형사 분야의 중요 담당자들이 대거 참가했는데 중국의 맹퀀 최고 인민검찰원 교육 및 훈련부장, 캄보디아의 보라니탠 경찰청 차장등이다. 연수내용은 <국제 민형사분여 협력방안> 과 <법의 지배. 경제 발전의 법적 기초>등이 바탕이 되었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와 대검찰청, 서울지방검찰등, 교도소와 소년원등 관련기관 방문했으며 포스코, 삼성전자 등 중요 산업기관을 시찰하는 일정을 가졌다. 법무연수원에서 진행 중인 해외법조인 연수과정은 체제전환국 법정비지원등을 통해 개발도상국과 자본주의를 처음으로 받아들인 구 공산권 국가들에게 우리의 법을 수출하여 해당국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이바지하고자하는 목적이 있다. 또한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의 위상과 법률 위상을 높여 국제 범죄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등 형사사법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국제협조기반을 구축하고자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국제연수 참가자 일부를 대상으로 가정방문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법무인력의 인적교류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국제연수과정 대상을 교정, 보호, 출입국관리 등의 분야로 확대할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선진 수사기법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사의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벤치마킹을 해갈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것은 대선자금수사 이후 우리나라 법무부와 검찰의 공명성과 수사기법을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법무연수원에서는 이런 세계 법률인들과의 국제교류를 통해 세계 각국에 우리의 선진 법률 전파와 국제적 위상 제고,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등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 법무부 홍보관리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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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형량' 이제 옛말입니다[기획연재_희망을 여는 약속] '고무줄 형량' 이제 옛말입니다 지난 1988년 10월, 교도소로 호송 중이던 수십 명의 죄수들이 몸속에 미리 감춰뒀던 쇠꼬챙이 등을 이용해 수갑과 포승줄을 풀고 교도관을 덮쳐 권총 한 자루와 실탄을 빼앗은 사건이 발생했다. 급기야 죄수들은 교도관들을 찔러 상처를 입히고 호송버스까지 탈취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죄수는 모두 25명. 이들 가운데 12명이 탈주를 했는데 5명은 바로 검거됐다. 하지만 치밀하게 범죄를 사전 모의했던 지강헌 등 7명의 죄수들은 집단탈출을 해서 무려 9일 동안이나 서울 시내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면서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인질극까지 벌였다. 위험한 탈주극이 끝난 것은 10월 16일... 시민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던 지강헌 등 4명의 주동자 가운데 한명은 검거됐고, 두 명은 그 자리에서 자살을 했다. 이때 경찰에 의해 사살됐던 두목 지강헌은 ‘우리나라는 돈만 있으면 다된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라는 말을 남겼다. 기막히게도 흉악범 두목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인질극까지 벌였던 지강헌이 남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한 마디는 그 후 20년 동안 법무부나 검찰에 멍에처럼 머물러 있다. 법조비리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망령처럼 등장하는 이 말에 어쩌면 많은 법조인들은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법무·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쌓여있다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불신이 쌓이게 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들쭉날쭉한 형량 때문이다. 같은 범죄인 경우에도 형량이 다르게 선고되고, 이런 판결들이 쌓이면서 고무줄 형량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국민들의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서 법무부와 검찰은 변화전략계획 ‘희망을 여는 약속’을 통해 양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법무부의 이런 노력은 형사재판을 하는데 있어서 양형기준을 마련함으로써 개별 법관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 양형의 편차를 줄여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개별 사건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검찰의 구속과 구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법무부는 대법원에 독립적인 ‘양형위원회’를 설치하여 구체적인 양형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그 기준을 이탈하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에는 판결문에 그 이유를 정확히 기록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법무부는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구속영장 청구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대검찰청에 지시하여 현재 대검찰청에서 ‘구속수사 기준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고 있다. 이 지침은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검찰정책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구속기준에 관한 공청회 개최, 일선 검찰청의 의견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2006년 상반기 중 제정·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 지침에는 구속수사에 관한 일반적 기준을 비롯하여 개개의 범죄유형별 구속기준을 가급적 상세히 규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지침이 시행되면 향후 구속여부에 대한 국민들의 예측가능성을 대폭 제고함과 더불어 궁극적으로는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한 국민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법조계의 오랜 관행인 전관예우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전관예우를 없애기 위해서 법무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기준 등 검찰의 사건처리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또한 법조비리 사범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내부 감찰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만에 하나 생겨날 수 있는 각종 비리를 철저히 차단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전·현직 재벌총수들이 연관된 사건과 재판이 이어졌다. 그리고 전례 없이 이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H자동차 회장이 구속됐고, 지난 5월 30일에는 K모 전 D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추징금 21조원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불구속되거나 형량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지만 법무·검찰은 단호한 의지로 이를 막았다. 이른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망령(?)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두고 현직 변호사 김모씨는 이렇게 말한다. “법무부나 검찰로써는 참 어려운 결정이었을 거예요. 왜냐면 마치 지금까지는 형량을 마구잡이로 정한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요. 실은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많은 법조인들이 소신껏, 정직하게 양심껏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법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법무부나 검찰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 양형기준 마련은 필요한 일 중에 하납니다.” 온 국민이 법무부나 검찰이 진정으로 국민의 편이라고 느끼는 날까지... 법을 어긴다면 재산이 많거나 적거나, 혹은 배움이 많거나 적거나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법의 잣대가 공정하게 드리워진다고 믿는 그날까지 법무부의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법이란 우리 사회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법무. 검찰 모두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글| 법무부 홍보관리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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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비리 오염 사법부 믿을 수 있겠나국민들 비리 얼룩 법원ㆍ검찰 믿을 수 있겠나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검사, 현직 총경이 구속된 사법 사상 초유의 법조비리 사건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찮다.법원과 검찰 관계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할 말을 잇지 못했고, 국민들은 “어떻게 이런 법원과 검찰에 재판과 수사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이에 따라 법원과 검찰은 대국민 사과 성명과 함께 강도놓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뒷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기동취재> 다음 인터넷 다음에 게시된 한인섭 서울대 법학교수의 중앙일보 시론을 소개한다. [시론] 열린 사법으로 법조 비리 끊어야 [중앙일보 한인섭] 법대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재판이 돈과 권력에 좌우된다는 말이 사실일까?" 4분의 3 이상이 그럴 것이라 했다. "향응이나 접대 말고, 돈을 직접 받는 판사가 있을까?" 절반 이상이 그럴 것이라는 데 손을 들었다. 교수로서 한마디했다. "향응.떡값 등의 잘못된 관례도 고쳐지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거액의 돈을 직접 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그런데 조관행씨의 사례는 바로 그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받은 현금만도 몇천만원에 이른다. 사건 청탁과 관련해서도 받았고, 그 밖에도 수시로 받았다고 한다.지금 우리 법원은 건국 이래 최상의 여건 하에 있다. 그동안 사법을 괴롭혔던 '외압'이 사라졌고, 법관에 대한 사찰도 미행도 없다. 전체 법조인 수가 늘어나면서 법관의 상대적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제 잘못한 게 있다면 남 탓으로 돌릴 곳이 없다.법원은 총칼도 지갑도 갖고 있지 않다. 사법부의 권위는 오직 법관을 신뢰하는 국민의 마음만큼 쌓이는 것이다. 승패를 가리는 사법적 판단은 늘 불복의 소지를 안고 있다. 심판관에 대한 신뢰 없이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그래서 법관은 청렴할 뿐 아니라 청렴하게 보여야 한다. 공평무사해야 할 뿐 아니라 공평무사한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않을 뿐 아니라, 오얏나무 근처에 가지도 말아야 한다. 그것이 법관의 직업윤리다. 이번 법조 비리는 이런 초보적 상식이 무너진 것이어서 더욱 놀랍다.영장심사에서 조씨는 돈과 향응.접대를 받음에 대가성이 없었다고 했다. 특정 사건과 관련해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법관은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기준을 만들어내는 자리다. 뇌물 사범을 엄단해야 할 법관직에 있던 인사가 아무리 피의자로 전락했어도 이런 주장을 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부분을 갖고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는 현직 판사의 항변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재판받는 자에게 심판에 대한 의구심이 있어서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사법이 불투명하고 폐쇄적 조직으로 남아 있을수록 이런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그 때문에 비리를 한두 건 적발하고 처벌하는 노력에 그쳐선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비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종합적 예방책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 방향은 '폐쇄 사법'으로부터 '개방 사법'으로의 전환이며, 사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사실 해결책은 대체로 나와 있다. 사법개혁위원회는 법조 비리를 발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개혁안을 내놓았다. 뒤이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이 제안을 법조문화하여 정부안을 확정했다.국민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게 되면 법조인에게 로비할 필요가 없다. 공판중심주의를 도입하면, 안면 변론으로 때우려는 발상이 설 곳이 없다. 법조윤리 위반을 상시적으로 감시할 법조윤리협의회의 설치도 포함돼 있다. 법조 일원화를 통해 직업법관의 폐쇄적 성채를 혁파하겠다는 법안도 포함돼 있다.문제는 사법개혁의 마지막 관문인 국회의 태도에 있다. 법사위원장부터 "입법 기능은 국회가 가진다"고 하면서 사법개혁 법안을 하나의 '참고자료'로 치부하고 있다. 입법권이 국회에 있음을 누가 부인할까. 그러나 입법권은 국민이 의원들에게 준 책무이지, 의원들이 과시할 파워가 아니다. 민생정치를 다투어 외치는 이때 국회가 민생사법에 대한 공론화를 더 이상 지연시키지 않았으면 한다.대한민국 법관을 믿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엔 사법부 전체가 답해야 한다. 사법부를 국민의 것으로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엔 국회가 답해야 한다. 법관 신뢰의 회복 없이는 선진 사법이 없고, 선진 사법 없이는 선진국도 없다.한인섭 서울대 교수·법학▶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